누룽지칩, 쌀 프레이크, 쌀로 만든 햄과 소시지….
최근 쌀이 들어간 제품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 쌀 가공식품 하면 떠오르던 품목이 떡볶이 쌀국수 쌀고추장 쌀막걸리 등에 그쳤다면 누룽지를 감자칩처럼 만든 제품, 컵라면 형태로 된 쌀국수는 물론이고 밀가루와 같은 수준의 미세한 분말 쌀가루를 사용하는 가공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기능성 쌀의 등장으로 밥을 먹어가면서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고, 다이어트를 한다. 키가 크고 머리도 좋아지는 쌀도 개발됐다.
■쌀로 만든 누룽지, 프레이크 출시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매년 '우수 쌀가공제품 톱10'을 선정한다. 지난해 선정된 누룽지칩은 옛날 누룽지의 깊고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건강간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맛도 차별화 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달콤한 맛, 술안주용인 짭짤한 맛, 오곡의 맛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저칼로리 제품 등이 출시됐다.
누룽지칩을 만든 세준F&B의 이경준 이사는 13일 "쌀과자의 경우 전체 과자시장(1조160억 원) 가운데 820억 원을 차지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형 과자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누룽지칩은 진짜 누룽지로 만든 최초의 과자라는 점과 전통의 맛을 웰빙 콘셉트의 현대화된 과자로 만들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에 OE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입점했다. 매출액이 꾸준하게 늘어 다음 달부터는 적극적인 판촉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쌀국수 면을 이용한 뚝배기와 쌀국수, 쌀카레, 쌀자장면 등 제품들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용기에서 열을 내게 만들어 컵라면 형태로 쌀국수를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도 나왔다. 충북 진천 우리들영농조합이 만든 발열 도시락 제품은 쌀로 만든 국수와 자장면, 떡볶이를 담은 도시락 용기에 증기를 이용한 발열팩을 부착, 즉석에서 가열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간편하게 식사 대용으로 먹는 프레이크도 쌀로 만든 제품이 나왔다. 기존 프레이크 제품은 대부분 밀가루와 옥수수로 만드는 것으로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쌀 프레이크는 우리 기술, 우리 쌀로 만들기 때문에 로열티가 빠져나가지 않는 토종 먹을거리다. '
씨알로'라는 제품을 오는 22일부터 전국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주)씨알푸드 홍인교 이사는 "현미로 만든 시리얼이 있었지만
100% 우리 쌀로 만든 최초의 프레이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쌀가공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쌀가루를 밀가루 같은 수준의 미세한 분말로 만드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밀가루를 대신한 쌀가루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청정원이 내놓은 '참작 우리 김치 햄·소시지' '우리 쌀 죽' '우리 쌀 수프' 등 제품은 밀가루 대신 국내산 쌀가루로 만들었다. 또 대표적인 쌀 음료인 '아침햇살'을 만든 웅진식품은 쌀 가공식품 브랜드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산 쌀이 들어간 제품으로 '쌀 막걸리 식초' '우리 쌀로 구운 인절미' '우리 쌀 부침·튀김가루' 등이 지난해 '우수쌀가공제품 톱 10'으로 선정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쌀밥 먹고 살 빼볼까
피자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 고아미 쌀로 만든 피자라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고아미 2호·3호'는 일반 쌀에 비해 식이섬유 함유량이 3배 이상 높아 장내의 당과 중성지방을 흡착하고 숙변을 배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쌀에 포함된 전분 대부분이 비만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고아미 2호'를 절반가량 섞어 지은 밥을 먹은 비만환자의 식사 후 중성지방량이 식사 전에 비해 평균 30% 감소됐다. 당뇨병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혈당량은 20%,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각각 30%씩 줄었다.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키 크는 쌀 '하이아미'는 필수 아미노산이 일반 쌀에 비해 30% 이상 들어가 있다. 이와 함께 뇌세포 기능을 활발하게 해 중풍·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 불면증에도 효과가 입증되면서 별도 약제로도 판매되고 있다.
알코올 중독 치료 쌀도 화제다. 농촌진흥청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김성곤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메디라이스'는 알코올 중독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알코올 섭취량을 최대 65%까지 떨어뜨리는 것이 확인됐다. '메디라이스'는 2013년부터 본격 보급된다.
이밖에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비타민, 예방 백신 등을 식사를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용 쌀은 세계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일반 쌀의 표면에 영지·운지·상황·동충하초 등 버섯 추출물을 입히는 코팅 쌀도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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